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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관련서적

Glock 권총 매니아들을 위한 필독서! : 글록 - 레퍼런스 가이드

 

'Glock Reference Guide' '글록 레퍼런스 가이드' 이것이 책 제목인데, 제목이 말해주듯이 글록 권총의 기본적인 내용부터 찬찬히 기술해나가는 방식의 책 - 레퍼런스 가이드입니다, 제목 그대로.

 

글록 레퍼런스 가이드의 저자인 롭 메닝은 미 해병대에서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총기 관련 저서를 저술한 사람으로서 이쪽 저술에서는 나름대로 지명도가 있는 인물입니다.

 

글록의 개발 개념이라든가 개발사 등등은 이미 웹상에 산재하는 위키등에 나온 내용들, 또 그러한 내용이 복사되어 여기저기 퍼 날라져, 여기저기서 글록에 대한 글들을 보면 다 그게 그 내용이라 그런 내용들에 대해서는 이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보의 디테일에는 결국 한계가 있는 셈이어서 이러한 내용 너머의 것들에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부족할 것이 사실이지요. 부지런히, 열심히 웹에서 발품을 팔아야 정보가 잡힐 것이며 거기에 들어가는 노력의 양과 비례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정보의 검증은 또 다른 이야기일 것이고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책들이 나오는 것이지요.

 

현재 글록에 대한 레퍼런스 가이드격의 책은 이 책 말고도 스무종 정도가 더 있으나 제가 읽어본 바로는 중복되는 부분도 있고, 또 저마다 주안점을 두는 부분들이나 서술방식이 달라서 글록에 대해 정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여러 종류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글록 레퍼런스 가이드는 최근 국내에도 한글판이 나온 'Glock The Rise of America's gun (글록 - 미국을 지배하는 또 하나의 제국' : 한글판 제목)'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의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디테일에 충실한 참고서라서, 글록 한 정을 앞에 두고서 차근차근 순서대로 설명해 나가는 듯한 서술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웹상에 산재한 정보보다는 아무래도 더 깊이있게 설명을 하고 있는데,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글록 권총들에는 통상적인 안전장치들이 없고, 트리거 세이프티라는 형태로 제작이 되었다.'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조금 더 파고 들면 트리거 세이프티는 글록 권총이 통상적인 안전장치 대신에 채택한 안전장치들중의 하나이며 이것을 포함하여 총 3가지의 안전장치가 조합되어 기존의 안전장치를 대체한다는 것.. 물론 그 3가지 시스템에 대해서 소상히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디테일은 이미 웹상의 문서나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서도 어느정도는 잘 알려져있습니다).

 

안전장치 이야기 나온 김에 조금 더 이야기를 하면 이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내용이 꽤 인상적입니다. 글록의 혁신적인(당시로서는^^) 안전장치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6 피트에서 낙하실험. 6층 건물에서 낙하실험, 헬기에서 낙하실험. 트럭뒤에 매달아서 자갈들이 즐비한 비포장도로위를 끌고 다니는 실험. 이러한 실험에서 한 번도 격발이 된 적이 없다는 내용... 실제로 타 권총들중에는 종종 실수로 총을 떨어뜨렸을 때 격발이 되어 사고가 나는 일들이 종종 뉴스에 나옵니다. 미 육군의 제식권총으로 채택된 P320도 채택 초기에 그런 적이 있어서 리콜하고 개선하고 어쩌고 뉴스에 등장한 것도 사실입니다.

 

책의 내용은, 정말 글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내용들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그런 내용들입니다.개발초기의 아주 기본적이고 세세한 내용부터, 각 모델별, 그리고 부품별 설명. 여러가지 유형들. 추후 발전방향 , 각 파트들의 기본 설계개념과 가공에 관해서. 글록 권총 슬라이드의 표면처리에 대해서, 그리고 각 부품들에 대한 설명, 총의 각 부에 있는 작은 각인들의 의미, 총의 각 부분과 부품들의 기능적인 설명. 겉에서 속으로 파고들며 소상하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립 앞쪽 하단에 반달형으로 파여있는 것은 왜 그런지.... 기존의 익스트랙터에서 로딩 챔버 인디케이터로서의 명확한 역할을 겸하도록 개선되는 과정 등. 이러한 내용들을 여러 사진들과 함께 실제로 통용되는 일들과 관련해 잘 기술하고 있으며 그저 딱딱한 설명글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들은 앞서 말한 바 있지만, 글록의 각 모델별, GEN별로 부품들을 한 자리에 놓고 죽 비교하는 부분들인데, 각각의 차이점과 발전과정을 한 눈에 비교해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아래는 서적을 홍보하기 위한 일종의 프리뷰 샘플인데, 이 책이 이런 식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가져왔습니다.

인터넷상에 있는 프리뷰 샘플

 

참고로, 미술을 전공하게되면, 회화나 소조나 조소라고 해서 무조건 그 기술에 대해서만 맹목적으로 기초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단 기본적으로 해부학을 배읍니다. 실제로 사람 몸속의 골격과 근육이 어떤 모양으로 당겨지고 수축하고, 비틀리고 이완하는 지를 알아야 인체 모델을 그리거나 만들고 묘사할 때 실감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본 과정중의 인체데생과 함께 해부학 개론을 배우지요. 마찬가지로 이 책에 묘사된 내용은 글록 권총의 겉과 속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글록 모델 건을 제작한다거나 나름대로 디테일 업을 한다거나 모딩을 하는 작업에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온 시기가 시기라(2015년) 제가 읽은 버전에서는 GEN4가 가장 나중 모델이며, GEN5는 다루지 않습니다만 현재는 2번째 개정판(2019년)이 판매중이며 GEN5나 비교적 최신의 모델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는 영문판만 있지만, 이런 류의 책이 다 그렇듯이 난해한 문체로 씌여진 것은 아니라 웹상의 영문 내용들을 이해할 정도의 능력만 되면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별로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레퍼런스 가이드이므로.

 

글록 레퍼런스 가이드 2번째 개정판

저는 많은 권총들 가운데 우연찮게 글록을 접하고, 또 글록이 점점 좋아져 글록 권총들에 빠져든 사람 중의 한 명입니다. 어릴 때부터 Colt M1911A1을 직접 접하고 자랐기 때문에, 권총이라고 하면 으례히 1911이 표준처럼 인식이 박혀있던 제게 처음에는 '뭐야.. 뭐 총이 이따구로 생겼어. 사각기둥이잖아 총이..' 이것이 글록 권총에 대한 첫인상이었고 권총이라고 하면, 콜트 1911이나 베레타 92F, 그리고 루가 P-08이나 P-38 등의 멋진 디자인만 본 눈에는 정말 처음에는 되게 어색하였습니다.

그런데 에어소프트건으로 나온 글록 17을 하나 사서 손에 쥐고 놀아보니 그 모습이 점점 매력적이 되더라 이 말이지요. 그리고 글록 관련 내용들을 이리저리 찾아보기도 하는데, 저같은 방구석 슈터에게는 밖에 나가서 서바이벌 게임을 뛸 것도 아니고, 그저 방구석에서 쏴보며, 모양을 보고 또 작동해보고 하는 것이 전부라 글록 권총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부분들이 많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딱 안성맞춤인 것이 현재 발간 되어 있는 글록 관련 저서들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요.

 

글록 관련 저서들은 솔직히 콜트 M1911에 비하면 그 수가 훨씬 작지만, 나름대로 목마름을 달랠 정도는 충분히 됩니다. 한글 번역본이 나오면 영문 서적 보기 불편한 국내의 글록 애호가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것 같기도 한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책들은 '돈벌이'가 안되는 책들의 하나라(한국에서는..) 원서번역가들이나 출판사에서 관심을 갖지 않는 지도 모릅니다. 아니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번에 한글판이 출간된 Glock The Rise of America's gun가 있지만 이 책은 레퍼런스가이드는 아니고 오히려 글록이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의 책이라 더 폭넓게 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비록 글록 실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아주 적고 제한적인 한국이지만, 그래도 글록 권총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현재 나온 레퍼런스류의 책중에서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눈에 익은 내용도 있지만, 책을 읽다가 '아하! 이것이 이래서 이렇게 된 것이구나...' 뭐 이런 순간이 오면 꽤 기분이 좋았으니까요. 아마 다른 글록 애호가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글록 GBB 권총이 실총처럼 정말 잘 만들어졌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총의 부품과 구조를 거의 동일하게 사용하면서 실총 탄환 - 뇌관 - 공이(여기서는 스트라이커)의 격발구조를 6mm BB탄을 발사할 수 있는 가스건 구조로 그대로 치환한 것 말입니다.